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및 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ICAO) 회장 인터뷰.
한국의 농협중앙회는 이번 세계협동조합대회의 공동주최기관 중 하나입니다. 1961년 설립된 농협중앙회는 200만 농민을 대표하는 협동조합 1,118개를 회원으로 둔 연합체입니다. 우리는 ICA 부문조직인 ICAO 의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을 만나 이번 대회가 한국에 갖는 의미, 협동조합 정체성이 한국의 협동조합인들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이 회장은, “올해 세계협동조합대회가 서울에서 열리게 되어 한국 협동조합인의 한사람으로서 가슴 벅차고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번에 세계협동조합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사실은 한국 협동조합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가 우리의 연대와 협동을 강화하고 협동조합 정체성에 대한 의식을 심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회장에게 협동조합 정체성은 협동조합의 운영을 안내하는 기본 원칙과 같습니다. “연대와 협력이 협동조합 정체성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회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모두 잘 아시겠지만, 역사적으로 협동조합은 경제적 약자들이 힘을 합하여 함께 잘사는 삶을 누리고자 시작되었습니다. 개인의 개별 힘은 약하지만 연대와 협력을 통하여 함께 모아진 힘은 조합원들의 삶을 바꿀 만큼 강력합니다.”
세계 10대 협동조합 중 하나인 농협은 국가적, 국제적으로 상호적 성장을 촉진하는 환경 조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작년 1월에 한국 농협중앙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함께하는 100 년 농협이라는 비전을 수립하였습니다. 새로운 비전 아래 현재 한국 농협의 12만 전 임직원은 농협인 그리고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농협다운 농협을 만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한국 농협은 세계 협동조합들과의 공동사업 활성화를 통하여 협동조합 정체성 확산에 더욱 힘써 나갈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농협중앙회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더욱 가속화된 비대면 경제와 온라인시장의 성장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시장변화에 농협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농업인들은 온라인 기업들에게 농축산물 유통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한국 농협은 여기에 대하여 큰 위기의식을 갖고, 구매, 판매, 물류 등 전 유통 단계를 비대면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의 설명입니다. “세계 농협들도 농축산물 유통 방식을 온라인 중심으로 신속하게 전환해 나가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하여 우리 농업인들이 디지털 경제 시대에 대비할 수 있도록 농협이 역할을 해야할 때입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협동조합 모델이 ‘재건과 미래 구축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사회 전반을 흔들고 있습니다.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협동조합들은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훌륭한 일을 해내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전국의 농협 하나로마트가 정부에 의해 마스크 긴급판매처로 지정되어 약 2,000만개의 마스크를 공급했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습니다. 또한 농협은 농민에 대한 자금지원, 국산 농산물 소비촉진 캠페인, 농촌 일손부족 지원, 농촌 취업기관을 통한 농민-노동자 연결 등의 사업을 수행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하여 많은 분들이 고통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십니다.” 이 회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코로나19에 따르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고 싶은 사람과의 만남을 자제하는 일은 가족과 이웃을 위한 상생의 정신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이렇듯 코로나19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연대와 협력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